쪽파로 키우는 나현 씨의 새로운 꿈 [통일로 미래로] / KBS 2023.11.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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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 هزار بار بازدید - 10 ماه پیش - 현재 탈북민은 3만 명이 훌쩍
현재 탈북민은 3만 명이 훌쩍 넘는데요. 이들 대다수는 농촌보다는 도시에서 살기를 희망한다고 합니다. 북한의 척박했던 농사 환경과 고된 노동이 생활 터전으로서 농촌에 대한 인식에 영향을 주고 있다는 평가인데요. 그런데 막상 탈북민들을 보면 농촌에 잘 정착해 성공적인 삶을 살고 있는 경우가 많다고 합니다. 오늘 만나볼 주인공도 그 중 한 명인데요. 최효은 리포터가 ‘쪽파’ 농사로 인생 2막을 열어나가고 있는 김나현씨를 충남 예산에서 만났습니다.

[리포트]

추수를 끝낸 빈 들판엔 밑동만 남은 벼들이 자리를 지키고 있습니다. 황량하기까지 한 겨울 풍경과 달리 비닐하우스 안에는 생기가 가득합니다.

[직원들 : "(안녕하세요.) 안녕하세요. 멀리서 오셨네요. (서울에서 왔어요. 지금 뭐 하고 계신 거예요?) 지금 쪽파 뽑으려고요."]

김장철을 맞아, 수확에 한창인 모습인데요.

비록 손길은 분주하지만 상긋한 쪽파 향이 농민들의 힘을 북돋는 듯합니다.

이 쪽파는요.

예산을 대표하는 농산물 중 하나라고 합니다.

탈북민 김나현 씨는 이곳 예산에서 7헥타르에 가까운 부지에서 쪽파 농장을 운영하고 있는데요.

이 쪽파가 사시사철 잘 자랄 수 있는 데에는 김나현 대표의 남다른 정성이 있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농민들은 예산 쪽파에 대한 남다른 자부심을 숨기지 않습니다.

[김나현/OO농장 대표 : "쪽파가 달달하고 맵지 않아요. 여름 (쪽파)에 비해."]

[이명희/OO농장 직원 : "(예산군) 신양면 쪽에만 이런 파가 나와요. (여기가 대한민국 1등 쪽파인가요?) 네!"]

농장 직원들은 ‘우리 사장님’이라고 부르는 김나현 대표를 ‘쪽파’만큼 자랑스럽다고 입을 모읍니다.

[이명희/OO농장 직원 : "일을 너무 많이 하세요. 너무 힘들어요. 새벽에 잠도 안 자고 (새벽) 3시만 되면 돌아다니시는 거예요. 그래서 우리 사장님하고 일한 지가 몇 년 됐어요. 진짜 대단하세요."]

하지만 처음엔 탈북민 나현 씨의 북한 사투리 때문에 오해도 많았다고 합니다.

[이명희/OO농장 직원 : "충청도는 좀 (말이) 사투리가 느리고 그렇잖아요. 근데 사장님 (북한) 사투리는 언어가 세잖아요. 우리는 처음 왔으니까 ‘이거 어떻게 해야 해요’ 그러면... (빨리 빨리 해요 . (쪽파에) 이게 뭐야 이거 노란 거 빨리빨리 때야지) 겁이 퍼뜩퍼뜩 나는 거야 무서운 거야, 사투리가. 근데 지금은 세월이 지나니까 적응이 돼서 괜찮아요."]

종종 갈등도 생겼지만 나현 씨는 늘 먼저 다가가 사과를 하고 마음을 풀었다고 합니다.

[김나현/OO농장 대표 : "이모 미안해. 말투가 그래서 이모들에게 죄송해 미안해 이랬어요."]

나현 씨는 자신보다 나이가 많은 직원들을 별명으로 부르면서 친근하게 다가갔고 스스럼없이 속마음을 나누면서 소통했습니다.

[직원들 : "딸기이모. (왜 딸기 이모예요.) 딸기 농사를 지었어요."]

시간이 지나면서 그녀의 진심은 통했고 농사일도 큰 성과를 내기 시작했습니다.

지금은 하루 2~300박스의 쪽파를 출하하고 있는데요.

농장의 규모도 커졌습니다.

3년 전, 30만 원에 빌린 비닐하우스 한 동으로 시작해 현재는 자신의 땅에 200동의 비닐하우스를 세워 쪽파 농사를 짓고 있습니다.

영락없는 농사꾼으로 성공했지만 북에선 전혀 다른 일을 했다고 합니다.

[김나현/OO농장 대표 : "(북한에) 군수 공장 다녔거든요. 총알 있잖아요. 총을 만드는 그런 공장 다니고 어렸을 땐 18살에 군대 가서 군사 복무를 했었고 제대해서 군수 공장을 다녔거든요."]

양강도 혜산에 살던 나현 씨는 ‘남한으로 가라’는 아버지의 유언에 탈북을 결심했다고 합니다.

2017년 두 딸과 함께 남한에 정착한 뒤 생계를 위해 아르바이트를 전전했다고 하는데요.

결국 도시 생활을 접고 쪽파 농사를 시작한 그녀는 잡초와 병충해 관리도 어려웠지만 낯선 제도와 농업 기술이 가장 큰 진입 장벽이었다고 토로합니다.

[김나현/OO농장 대표 : "전자계산서 끊을 때가 제일 힘들거든요. 국세청에 들어가야 되잖아요. (컴퓨터를) 배우질 않으니까 손이 움직이질 않아요. 그래서 되게 어려운 점이 컴퓨터더라고요. (북한에서도 해본 적이 없는 거죠?) 처음 봤어요. 한국에 와서."]

매일 일지에 기록했던 실수와 실패들은 결국 경험으로 쌓여갔습니다.

[김나현/OO농장 대표 : "농약을 어떻게 줬다 하는 것도 다 있거든요."]

여러 번 포기할까도 생각했지만 그때마다 늘 따뜻한 시선으로 응원해주던 조력자들이 있었다며 이들에 대한 감사함을 잊을 수 없다고 말합니다.

[김나현/OO농장 대표 : "이분이 저를 농사를 하게끔 인도해 주신 고마운 분이시고 (북한이탈주민지원센터) 실장님이세요. (처음에는 궂은일 가리지 않고 열심히 사는 모습 그런 게 정말 너무 좋았고요. 제가 도와줄 수 있는 부분이 작은 거라고 하더라도 최선을 다해서 열심히 도와드렸어요. 나현 씨 파이팅! 언제나 응원해요.)"]

그 조력자들 가운데는 당연히 농장 직원들도 포함된다고 합니다.

농장을 운영하면서 겪었던 여러 가지 어려운 순간들을 극복하는 데에는 지금까지 가족같이 지내 온 직원들의 도움이 컸습니다. 그리고 김대표는 지금까지 받은 고마운 마음을 다시 이웃 주민들에게 전하고자 합니다.

탈북민 사장인데 탈북민 직원은 한 명도 없습니다.

많게는 80명의 직원 모두가 인근 주민들입니다.

[김나현/OO농장 대표 : "여기가 쪽파를 가공하는 공장이거든요. 이모 괜찮아? 허리 안 아프세요? (좋아요. 아주.) 이분이 88세 어르신이거든요. (농장에서) 제일 나이 많이 드셨어요."]

게다가 함께 어려움을 이겨내며 생긴 동지애 덕분에 농장 자체가 자연스럽게 이 마을의 구심점이 되고 있습니다.

[김미자/OO농장 직원 : "너무 힘들게 이겨내고 어려운 고생을 너무 많이 해서 우리가 그런 거 다 보고 느꼈기 때문에..."]

쪽파 요리로 한껏 분주해진 주방.

노릇노릇하게 익어가는 파전과 향긋한 파김치가 입맛을 돋웁니다.

[김나현/OO농장 대표 : "맛있다."]

한아름 가득 담은 쪽파와 함께, 이 음식들이 향하는 곳이 있는데요.

마을의 노인회관입니다.

["파를 이렇게 많이 가지고 오셨네."]

나현 씨가 그간의 고마운 마음을 전해보는데요.

[김나현/OO농장 대표 : "이장님하고 노인회장님이 저한테 잘 해주셔서 정착하는데 도움이 많이 되거든요."]

[안순삼/ 불원리 마을 이장 : "(왜 이렇게 챙겨주시는 거예요?) 농사를 잘 모르니까 우리가 그걸 도와줘야 농사를 잘 지을거 아니에요. 군에서 사업비가 나오거든요. 그런거 보면 나오면 일러 줘서 할 수 있게끔 도와주는 거지."]

한 글자씩 일지를 채우듯, 한 걸음씩 남한 사회를 배워나가는 나현 씨.

[김나현/OO농장 대표 : "(사업) 확장을 하려고 사업계획서도 쓰고 있고요. 또 앞으로는 (마을에) 왔다 갔다 대화도 많이 하고 가깝게 들여다보고 그렇게 할 예정이에요."]

김장에서 쪽파가 빠질 수 없듯이 남한 사회에서 꼭 필요한 구성원이 되고 싶다는 나현 씨의 새로운 꿈은 그가 키우는 쪽파와 함께 여물어가고 있습니다.

▣ KBS 기사 원문보기 : http://news.kbs.co.kr/news/view.do?n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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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 ماه پیش در تاریخ 1402/09/03 منتشر شده است.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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