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무원 시험 포기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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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xixi입니다
저는 외무영사직을 준비하는 과정을 틈틈이 기록하려고 이 채널을 개설했어요.
2021년부터 영상을 올리기 시작했지만 꾸준하진 못했어요. 처음에는 공부와 병행하는 게 버거워서였는데, 시험에 떨어지고 나서는 마냥 창피했던 것 같아요. 불합격이 부끄러운 일도 아닌데 말이죠. 그래도 안보이는 곳에서 계속 시험에 도전했습니다. 시험은 일년에 한 번뿐이고 시간은 가고,, 점점 합격할 자신이 없어졌어요. 어느새 정신을 차려 보니 제 스스로를 혐오하고 있더라구요. 그래서 병원에 가서 상담을 받으니 우울증, 불안 장애, 수면 장애 판정(?)을 받았습니다. 약 먹어 가면서 공부를 했어요 그치만 이전처럼 열정적으로 임할 수 없었어요. 그런 제가 또 싫어지고 다시 우울해지고 잠을 못자고... 악순환이었어요. 그 뒤로 두 번의 시험을 봤지만 그 2년이라는 시간 동안 저는 저를 많이 해치고 있었더군요. 해서는 안 될 생각을 하게 됐고, 부모님과의 상의 끝에 그만 두기로 결정했습니다.

‘좀 더 일찍 그만 뒀다면 좋았을 텐데’ 라는 생각도 했지만, 그랬더라면 완전하게 포기가 되지 않았을 것 같더라구요. 포기를 하는 게 실패하는 것과 같다고 여겼기 때문에 더 어려웠던 것일 수도 있어요. 하지만 이제와 멀리서 바라보니 생명을 해치면서까지 해내야만 하는 일은 세상에 없는 것 같아요. 제가 존재해야 기타 모든 것이 존재할 수 있는 것이니까요! 지금은 후련합니다. 미련이 없다면 거짓말이고 아직 책도 다 버리지 못했어요. 그래도 이 결정을 후회하지는 않습니다. 이 얘기를 하는 건 몇 개 되지 않는 제 영상을 봐주시고 제 채널을 구독해주신 구독자분들께 말씀드리는 게 예의라고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저는 ‘걸려 넘어지면 걸림돌, 딛고 일어서면 디딤돌’ 이라는 말을 가장 좋아합니다. 저는 시험이라는 걸림돌에 걸려 넘어졌지만, 딛고 일어서서 또 다른 방향으로 향하려는 중이니 스스로에게 기특하다고 해주려구요ㅎㅎ 걸려서 넘어진 그대로 있는 것보다는 더 용기있는 것이니까요! 앞으로 전 잃어버린 건강(정신건강 포함)을 되찾고, 앞으로 나아갈 방향을 정하는 시간들을 가지려고 합니다. 그걸 다시 영상으로 자-알 담아서 보여드리고 싶구요! 그냥 공부 때려쳤다는 얘기를 너무 장황하게 포장했다고 느끼실 수도 있겠어요. 그렇더라도 여러분께 충분한 설명을 하고 싶었던 제 맘을 조금 헤아려주세요. 저는 시험공부를 그만 둔 게 절대 실패한 거라고 생각하지 않아요! 혹시나 지나가다 이 영상을 보실 몇몇 수험생분들이 그렇게 오해하실까봐 걱정되네요. 자신이 원하는 것을 정확히 알고, 그것을 위해 많은 시간, 많은 에너지를 쏟는 모든 수험생분들 존경합니다.
저는 비록 다른 길을 택했지만 항상 마음으로 응원합니다!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해요.(__ __)